우리투데이 이동현 기자 | 서대문구의회 서호성 의원(더불어민주당, 홍제3동·홍은1·2동)은 18일 구정질문을 통해, 서대문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및 최고 행정 라인이 연루된 조직적 행정 농단 의혹을 제기하며, 그 증거로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서 의원은 서대문문화체육회관 긴급 외벽 방수 공사(총사업비 3억 8천만 원)를 둘러싼 일련의 행정 절차에서 긴급성 조작, 예산 부풀리기, 특정 업체 특혜 모의 등 중대한 위법 정황이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관련 녹취 파일 및 구정질문 영상 참고)
특히 이 과정에서 구청장이 최종 승인권자로서 책임 방기했고, 관련자들이 "구청장을 방패막이로 활용할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던 정황이 공익제보 녹취를 통해 드러났다고 말했다.
공단은 지난 11월 시설 노후화로 인한 천장 마감재 낙하, 누전, 화재 발생 가능성 등을 이유로 긴급 보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예비비 지출을 요구했고, 구청장 결재를 거쳐 예비비 3억 8천만 원을 교부 받았다.
그러나 해당 시설은 이미 올해 6월부터 9월까지 1억 5천만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옥상 방수 및 야외 배수로 개선 공사가 완료된 상태였음에도, 불과 몇 달 만에 다시 3억 8천만 원의 긴급 예비비를 투입하려 한 점에 대해 서 의원은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날 서 의원이 공개한 공익제보 녹취 파일에 따르면, 이러한 긴급성이 허위 민원 조작을 통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며(녹취 6), 공사비를 '맥시멈'으로 정해놓고 예산을 의도적으로 부풀리려 한 정황(녹취 4)을 확인했다.
특히 해당 공사는 신기술/특허공법 선정을 위해 공법선정위원회 심의를 거쳤으나, 이 과정이 특정 업체에 특혜를 제공하기 위해 조작된 것(녹취 1)이라는 점이 녹취를 통해 밝혀졌다.
실제 이사장이 공모자들과 함께 공법선정위원회 구성을 사적으로 동원하려 한 정황이 녹취에 그대로 담겼다. 이사장은 위원회 구성에 대해 "무작위라고 하지만 우리가 7명을 뽑으면 된다. ‘이거 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지 어쨌든"(녹취 1)이라고 언급하며 공정해야 할 심의 절차를 훼손하려 했다.
또, 위원회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신분증을 통해 본인인지 확인할 필요가 없다며 비슷한 나이대의 사람이 명함을 갖고 와 위원회에 참석시키는 방안도 녹취에 그대로 담겼다.(녹취 1)
예비비 사용 근거 역시 조작이 의심된다. 이사장은 예산집행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민원은 본인과 직원이 하나씩 내면 된다며 허위 민원을 유도(녹취 6)하며 예비비 집행을 위해 겨울철 공사를 무리하게 강행하려 했다.
이번 공개 녹취에서 가장 큰 충격을 주는 부분은 ‘구청 최고 책임자인 구청장이 이 사안에 연루된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다.
이사장은 공모자들과의 대화에서(녹취 7) “구청장님은 어떤 방식이든지 해도 오케이"라는 인식을 보였으며, 문제가 생겼을 때 "뒤에 청장님 계시니까 우리는 그거 한 건 처리해주면 된다"고 발언했다.
이에 서 의원은 이번 사태가 공단 이사장 개인 일탈을 넘어 최고 관리·감독권자인 구청장의 책임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이사장이 구청장을 '정치적 방패'로 삼을 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서대문구 공직 사회의 기강이 완전히 해이해졌음을 보여준다" 며 "구청장은 단순히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것을 넘어 이번 행정 농단의 핵심 책임자"라고 규정했다.

끝으로 서호성 의원은 이번 구정질문을 통해 다음과 같이 요구했다.
첫째, 즉시 공사를 중단하고 불법적으로 집행된 예비비 3억 8천만 원을 전액 환수할 것
둘째, 구청장은 서대문구 서대문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을 즉각 해임시킬 것
셋째, 구청장도 서대문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의 행정 농단과 행정의 구민 신뢰 파괴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질 것
서호성 의원은 "구민의 신뢰를 잃고 사익을 추구한 공직자들에게 서대문구의 행정을 맡길 수 없다" 며 "구청장과 이사장의 즉각적이고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