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투데이 이동현 기자 | 제보팀장에 따르면 TYM은 오너 2세인 김희용 회장이 약속했던 ‘지분 사회 환원 및 전문경영인 체제’는 1년 만에 대국민 기망극으로 끝났고, 마약과 살인미수 의혹에 휩싸인 차남과 대규모 회계 조작 혐의로 징계를 받은 장녀가 회사를 장악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치명적 지배구조 붕괴와 주주가치 훼손에 대해 TYM 측이 “개인사”, “이사회 판단”이라는 변명 뒤에 숨어 철저히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로지 오너 일가의 사익과 권력 유지에만 매몰된 제왕적 가족 경영의 씁쓸한 민낯이다.
TYM 사태의 본질은 단순한 일탈을 넘어선 기업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뼈아픈 도덕적 해이(Moral Hazard)에 있다. 2023년 3월, 자녀들의 잇단 비리가 불거지자 김희용 회장은 주주총회에서 “보유 지분 전량을 장학재단에 기부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이 약속의 유효기간은 너무도 짧았다. 김희용 회장은 2024년 1월 남은 보유 지분 9.62% 전량을 차남인 김식 부사장에게 기습 증여했다. 이로써 김 부사장의 지분율은 19.30%로 급등하며 단숨에 최대 주주로 등극했다. 기업의 투명 경영을 기대했던 시장의 뒤통수를 치며, 폐쇄적인 가족 경영 체제를 더욱 견고한 성벽으로 둘러친 것이다.
지분 몰아주기로 TYM의 실질적 지배자가 된 김식 부사장의 이력은 상장사 경영진이라고는 믿기 힘든 수준이다. 2023년 마약류 관리법 위반으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의 중형을 선고받았으나 자숙 없이 운영총괄 부사장으로 복직했다. 최근에는 집행유예 기간 중 정신과 약물에 취해 지인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인미수 및 특수상해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으며, 횡령·배임 개입 의혹까지 폭로된 상태다.
차남의 엽기적인 행보 속에 ‘구원투수’를 자처하며 지난 4월 신임 대표이사로 전면에 나선 장녀 김소원 대표 역시 시장의 불신을 받기는 매한가지다. 김 대표는 640억 원대 농기계 '밀어내기(매출 과대계상)' 혐의로 금융당국으로부터 11억 원의 과징금 철퇴와 함께 해임 권고를 받은 장본인이다.
전임 전문경영인의 횡령 혐의에 이은 무리한 오너 일가 등판이라는 지적에 대해 TYM 측은 “농기계 산업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했고, 이사회의 합리적인 판단에 따라 김 대표가 선임됐다”고 일축했다.
오너 딸을 보호하기 위해 회사가 무리하게 소송전을 불사하고 있다는 논란과 패소 시 경영 공백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사는 철저히 함구했다.
TYM의 현재 상황은 단순히 한 중견기업의 가족사를 넘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유발하는 한국 자본시장의 구조적 병폐를 정확히 관통한다. 유럽 등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해 실적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지만, 이러한 펀더멘털의 개선조차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오너 일가의 행태 앞에서는 모래성에 불과하다.
제왕적 지위를 누리면서도 그에 걸맞은 책임은 회피하고, 회사를 사유물처럼 여기며 주주와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경영 방식은 자본시장의 근간을 흔든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TYM의 사례는 오너의 사법적·도덕적 타락이 어떻게 기업의 비전을 갉아먹고 일반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전가하는지 보여주는 천민 자본주의의 전형”이라며,
“투명하고 독립적인 이사회 구성과 철저한 외부 감시 시스템 등 근본적인 지배구조 쇄신 없이는 어떠한 실적 호조도 시장의 차가운 외면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