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키시마호가 마이즈루만으로 회항한 것은 이미 수장학살을 기획한 항로였다.

  • 등록 2025.12.23 11: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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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키시마호폭침진상규명회 대표 전재진

 

결론부터 말하면 이미 오미나토항에서 출항하기 전에 교토부 마이즈루시 마이즈루만을 중간기착지로 정했다. 사실 마이즈루만이 중간기착지가 아니고 마이즈루로 들어가 배를 폭파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최종 종착지였다. 미군이 부설한 기뢰밭으로 배를 몰고 가서 기관실 옆 창고에 설치한 자폭장치를 폭파하여 한국인을 몰살 수장하고 그 침몰 원인을 미군이 부설한 기뢰에 맞아 침몰했다고 덤탱이를 씌우려 한 것이다. 우키시마호가 오미나토항을 출항하여 부산항으로 직접 가는 것이 가장 착한 운항이었다. 그러나 대본영 군통수권자 미치노미야 히로히토迪宮裕仁와 오미나토경비부 우가키 완조宇垣完彌 사령관과 도리우미 가네오鳥海金吾 우키시마호 함장은 배를 폭파하여 수장학살이라는 악마의 길을 택했다. 저승사자로 구성된 흑의부대黑衣部隊의 저승사자인 염라대왕도 그 정도는 아니었다. 한국 외교통상부는 일본 정부에 사건과 관련하여 몇 가지를 질의했다. 질의에 대해 일본 정부와 생존자와의 주장은 상반되고 있다. 아직 연합국총사령관총사령부(GHQ : 총사령관 더글러스 맥아더)가 아직 패전국 일본의 본토에 진주하지 못한 1945년 8월 19일 미•일 합동작전이 시작되었다. 맥아더는 1945년 5월 6일 미•일 스위스 밀약의 두 번째 요구사항을 포함한 제3호 공문을 발송했다. 제3호 연합군 최고사령관 진주에 관한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다.

 

1945년 8월 24일 18:00 다음 사항을 이행할 것.―일본국에 귀속되었거나 혹은 일본의 지배하에 있는 모든 종류의 육해군과 민간 선박으로서 일본의 영해에 있는 배는 연합국 최고사령관의 추후 명령이 있을 때까지 파손치 말고 보존할 것과 혹 현재 항해하고 있는 선박 이외에는 이동하지 말 것.―<1945년 8월 19일. 필리핀에서 대본영으로 보냄>

 

일본 정부는 제3호 연합군 최고사령관 진주에 관한 요구사항을 근거로 마이즈루만으로 회항했다고 주장한다. 《이동하지 말 것》이라는 이 한마디를 회항 근거로 삼고 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할 말이 없으니까 억지 주장을 펴며 얼버무리려는 의도였다. 제3호 공문에는 마이즈루만으로 회항할 근거가 한 톨도 없다. 연합국 최고사령관의 추후 명령이 있을 때까지 파손치 말고 보존하라는 생뚱맞은 헛소리가 강했다.

 

GHQ의 제3호 요구사항은 대본영이 접수하여 오미나토경비부에 대해령52호로 명령했다. 내용은 변경 없이 같았다. 이를 근거로 마이즈루만 회항을 주장하고 있으나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요구사항은 현재 항해하고 있는 선박을 제외한 나머지 선박의 이동과 항해를 금지했다. 일본 도쿄로 진주할 연합국 최고사령관의 안전을 위해서였다. 우키시마호가 마이즈루만으로 회항한 그 시간은 8월 24일 오후 18:00 보다 몇 시간 전이었다. 그렇기에 연합국 총사령관이 발송한 제3호 요구사항에 저촉되지 않는다. 계속해서 부산항을 향하여 항해하면 되었다. 사실 오미나토에서 무츠만을 빠져나오면서 부산항을 향해 직항로를 택했다면 8월 24일 오후 6시에 가장 가까운 항은 부산항이라는 점으로 보아도 우키시마호는 마땅히 부산항을 향해 항진해야 했다.

 

조선인 생존자들은 우키시마호는 처음부터 부산을 향한 직항로를 택하지 않았다고 증언하였다. 힘없는 자들의 아주 착한 증언이다.

 

「일본 연근해를 오랫동안 항해한 경험자라면 직항로인지 회돌이 수법인지 알 수 있을텐데?」

 

「물론이지. 경남 통영시 미수1동에 사시는 생존자 김복도씨가 명확하게 꿰뚫었지. 그가 말하기를 “나는 열여섯 살 되던 1938년 일본으로 밀항했어요. 히로시마에서 호리모토 류타로 라는 사람이 선주였는데 250톤급 배를 타며 기관사로 모두 8년간 일했습니다. 이때 사세보 해군본부에서 그 배와 선원 모두를 징발하여 다른 배 50척과 함께 1개 선단으로 구성하여 아오모리 해군본부로 끌고 갔지요. 일본 해상에서 오랫동안 선원으로 일했고, 사세보 해군본부에 의해 징발당한 뒤로는 오미나토를 기점으로 군수품을 운반하는 배에서는 3년여 동안 기관사로 일했습니다. 그래서 웬만큼 먼 항로도 육감으로 알 수 있어요. 우키시마호가 출항하여 하루가 채 안 지났을 때 나는 배가 한국을 향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요. 왜냐하면 배가 해안선을 멀리하면서 오른쪽으로 가야 부산으로 갈 수 있는데 계속해서 일본 본토의 해안선을 따라 남쪽으로 항해하더라고요. 일본 본토가 보였어요. 당하고 보니 머리에 떠오릅디다. 내가 뱃놈 아니오? 항로가 틀렸어요. 내가 뱃놈이 아니었다면 배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지요. 다시 말하면 부산으로 가는 방향을 알기 때문에 애초부터 부산행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한국인 승선자들의 증언은 모두 한결같다.

 

무츠만을 빠져나와 동해로 들어섰을 때 일본 본토 연안을 3〜4Km 전방에 두고 계속해서 남하했다. 뱃머리를 돌리는 시점에서 조선인들이 “왜 뱃머리를 왼쪽으로 돌리느냐. 이쪽은 부산 방향이 아니잖느냐?”고 물으니 해군들은 “물이 부족하여 물을 실으려고 간다. 연료가 부족하여 보충하려고 들어간다.”고 대답하고 계속해서 의기 당당하게 항진하였다.

 

한국인 승선자들이 “왜 뱃머리를 왼쪽으로 돌리느냐. 이쪽은 부산 방향이 아니잖느냐?”고 항의하자 해군승조원이 “물이 부족하여 물을 실으려고 간다. 연료가 부족하여 보충하려고 들어간다.”라고 말한 대답은 부산항으로 가지 않는다는 것을 시인한 대목이다. 우키시마호 함장 도리우미 가네오鳥海金吾도 ‘부산까지는 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묻는 말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전탐장 사이토 쓰네지齊藤恒次도 ‘애초부터 배는 마이즈루만으로 가게 되었었다. 부산항이 아니었다.’고 증언했다.

 

「대해령52호」는 마이즈루항으로 입항해야 할 근거가 아니다. 우키시마호가 출항하기 하루 전에 대해령52호(발신:대본영. 수신:해군 군부령 총장)와 대해지533호(발신:해군 군부령 총장. 수신:해군운수 본부장) 또 전보(발신:해군운수 본부장. 수신:각 함장)로 지령한 내용은 《현재 항해하고 있는 선박 이외에는 이동하지 말 것.》으로 돼 있다. 대해령52호와 대해지533호는 《제3호 연합군최고사령관 진주에 관한 요구사항》을 근거로 했다. 이 공문 내용으로 보면 항해 금지는 8월 24일 오후 6시 이후에 항해코자 하는 선박을 대상으로 했고, 24일 18:00시 현재 항해 중인 선박은 제외했다. 즉 “24일 오후 6시 이후에 새로이 출항하는 선박은 단속하겠다. 24일 오후 6시 이후에는 출항을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므로 24일 오후 6시 이전 시간에 이미 항해하던 우키시마호는 연합국 측의 공문에 아무런 저촉을 받지 않고 계속해서 부산항을 향해 항해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우키시마호 함장은 이 공문에 근거해서 마이즈루만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므로 우키시마호 함장과 일본 정부가 주장한 마이즈루항 입항 경위는 인정할 수 없다. 여기서 한가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이 있다. 제3호 연합군 최고사령관 진주에 관한 요구사항 중에 《일본국에 귀속되었거나 혹은 일본의 지배하에 있는 모든 종류의 육해군과 민간 선박으로서 일본의 영해에 있는 배는 연합국 최고사령관의 추후 명령이 있을 때까지 파손치 말고 보존할 것》 이라는 내용을 요구사항 맨 앞에 두었는데, 이 내용이 바로 1945년 5월 6일 스위스 미일 비밀협약 두 번째 사항이다. 미국은 이렇게 침략국 일본을 비호했다. 미국은 스위스 비밀협약 때부터 일본이 황금백합작전으로 아시아 전역에서 약탈한 금덩어리의 맛을 다시며 군침을 흘렸다 해도 전혀 무리 없는 추정이다.

이동현 기자 dhzzang99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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