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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아시아대학 가요제

젊은이들의 참신함이 살아있는 음악경연 대회였던 ‘대학가요제’.

우리투데이 차한지 기자 |  노란 낙엽이 거리를 뒤덮고 스산함에 외투 깃을 올릴 때면 언제나 그렇듯 상념도 쌓여간다.

그럴라치면 레코드 장에서 손때 묻은 친숙한 낡은 표지의 대학가요제 재킷 한 장을 꺼내든다. 이내 친숙하면서도 향기로운, 오래됐지만 열정이 있었던 그 시절을 떠올려준다.

 

음악을 사랑하는 대학생들의 열정과 패기의 한마당이자 젊은이들의 참신함이 살아있는 음악경연 대회였던 ‘대학가요제’.

대학가요제가 만들어졌던 70년대 중반부터 80년대를 지나 90년대로 이어지던 시대에는 아마추어리즘이 살아있으면서도 당시의 사회상과 맞물려 문화 향수의 기회가 많지 않았기에 그 시절 대학가요제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었다.

 

어느 사회든간에 젊은이들의 끼와 열정, 그리고 그들만의 독창성과 참신함은 그들이 속한 사회를 발전시켜 나가는 원동력이 된다. 기존에 없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기존에 존재했던 것도 새로운 시각에서 보고 재창조한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에 신선한 자극제가 되기 때문이다.

 

2020년 고등학교 졸업생 50여만 명 중에 대학 진학자는 36만여 명이라고 한다. 인구 1만 명 당 대학생 수는 567명으로, 25~34세 청년층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70%에 육박해 OECD 국가 중 2위에 해당된다. 오늘 2022년을 살아가는 우리 대학생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그들의 불완전한 위치만큼 여건 또한 녹록치 않아 보인다.

60%의 청년들이 나만 뒤쳐졌다는 불안 속에 있고, 그 중 60%가 취업과 진로 고민으로 팍팍하고 고단함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국내 최고의 대학이라고 불리는 학교의 재학생조차 46.5%가 진로와 정서 불안 등으로 우울증을 경험했다고도 한다.

그런 불안과 좌절에 기인한 그들의 몸부림은 ‘영끌’과 ‘빚투’로 대변되는 한탕주의나 취업을 위해 포기하는 결혼이나 출산 등 격려와 위안보다는 비난의 대상이 되기 십상이다.

결국 이들은 88세대, N포세대로 불리며 사회적 문제로 치부되기 마련이다. 오늘날의 사회구조 속에서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상대적 박탈감과 더 이상 자신의 미래, 결과를 통제할 수 없다는 희망 없음이 그들의 이른 포기를 불러오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과연 대학생들에게 꿈과 열정을 가지라고 조언할 수 있을까?

 

비단 우리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2022년 기준으로 아시아의 인구는 47억2천만명이라고 한다. 이 중 대학생 비율을 2%로만 잡아도 1억 명에 육박한다.

전 세계 경제 성장을 주도하던 아시아의 저력은 코로나19 팬데믹과 전 세계적인 장기 불황으로 인해 국내 젊은이들과 유사한 불안과 좌절을 경험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꿈과 열정을 잃은 젊은이에게 과연 빛나는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까?

 

요즘 세계는 한국의 대중문화 콘텐츠에 열광하고 있다.

전 지구적 팬덤을 형성하고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확대로 한류는 지역을 뛰어넘는 동시성을 갖게 되었다.

폐쇄적이고 종교적 영향력이 강하다고 하는 이란조차도 서아시아의 대표적인 한류의 메카가 되었을 정도이다.

이러한 경향은 아시아 각국에서 국가의 경계와 종교, 이념을 넘어선 공동체가 팬덤을 통해 이루어지기도 한다. 이는 공감과 연대의 시작점이 되며 사회적 불안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는 아시아 청년들 간의 위로와 현실 대입을 통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기분 좋은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2023년 대한민국을 넘어 전 아시아를 대상으로 한 대학가요제가 다시금 기획되고 차근차근 준비되고 있다고 한다.

생애 가장 열정적인 시기의 청년들이 새로운 문화를 열고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아시아 청년들이 함께 즐기고 교류와 공감을 통해 그들의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자리가 준비되고 있는 것이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지난 36년간 진행됐던 이전의 대학가요제는 청년 정서가 대중문화상품으로 소화되던 시기, 하나의 문화현상이었던 캠퍼스 문화가 시대를 잘 타서 흥행한 사례이고 이는 문화적 배경이 충분히 뒷받침 된 상태였기에 가능했다고 말이다. 그리고 이제는 대학문화 자체가 중심축이 이동했고, 대중문화 콘텐츠 또한 그때와는 너무나도 다르게 변화했기에 이제 변하된 시대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할 수도 있다.

그 시절과 지금을 비교할 수 없으며, 이제 아무도 대학가요제 따위를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이다.

 

하지만 대량 소비문화에 포위되다시피 됐고 현란한 볼거리에 치중하며 사회 인식보다는 개인 문제에 집중되는 시기가 더욱 이렇게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아마추어리즘’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작금의 대중문화는 주객이 전도되어 있다.

그 아마추어리즘의 주인공은 상업성이 아닌 사람이 되어야 한다.

분업화 된 전문 기획사의 손에 이끌려 상업적으로 포장돼 음악으로 미화되고 있다. 원래 음악이란 한 인간의 사상과 감정을 소리로 표현하는 예술인만큼 그 음악의 본질을 찾아 나가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관점에서 현재 논의되고 있는 아시아대학가요제로의 발전된 변화는 주목을 끌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2023년 아시아대학가요제는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하는가?

아시아인들이 열광하는 한류는 한국 문화의 우수성이나 특징이 아닌, 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인류보편적인 정서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것이 아시아대학가요제가 가져야 하는 주된 이유이자 목적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아시아대학가요제기 한국만의 문화 콘텐츠가 아닌 코로나19 팬데믹 위기와 세계적인 장기 불황을 이겨낼 수 있는 아시아 대학생들 서로간의 위로와 공감, 연대의 원동력이 되길 바란다. 이것이 바로 아시아인들이 한국으로 모일 수밖에 없는 매력이자 힘이 될 것이다.

 

특히나 2부 K-POP 축하공연과 연계된 아시아 청소년들의 방학 중 투어 프로그램, 기존 K-POP 팬들과 응원단의 서울 방문을 활성화 할 수 있는 실질적인 문화관광 상품으로의 가능성을 기대케 하며, 아시아 각 참가국 별 방송 송출과 유튜브를 활용한 생중계, 그리고 온라인 실시간 참여 등은 서울이 대한민국 수도 서울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문화 중심임을 각인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와 함께 향후에는 각 국별 지역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하는 형태를 바탕으로 수상자는 음반 제작은 물론 프로듀싱과 한국 진출을 지원하는 등 아마추어리즘과 상업성을 연결시키는 방안 또한 논의 중이라고 한다.

 

이러한 노력들을 바탕으로 2023년 한류를 대표하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개최되는 아시아대학가요제가 향후 아시아의 문화적 영향력을 가진 대표적 대중문화 콘텐츠로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그것이 서울이 세계 속의 대표적 문화도시가 되는 길이자, 아시아인들이 한국으로 모일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 관광 융성의 마중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