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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조각가 안광수를 논하다 / 그의 연속 초대전에 평을

교하아트센타 11월 17일~22일
김대년 미술관 12윌 6일 ~ 19일

 

우리투데이 차홍규 기자 |  두상 조각 작업은 조각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배우는 절차로, 조각과 학생들이 하는 가장 기초적인 작업이다. 이를 이름난 중견 조각가가 요즘처럼 세상 편하고 작업하기 쉬운 환경에서 힘든 진흙을 직접 시추하여 빚고 만드는 원시적 방법부터 시작하여 마무리 작업인 형틀까지 - 폴리작업까지 직접 한다면 누가 믿겠는가?

 

필자가 방문하였던 안광수 작가의 (수지작업으로 인하여) 작업장은 고약한 냄새가 가득하였고, 작업 과정 중 난무하였던 오물이 곳곳에 뿌려져 있었다. 그의 손톱은 폴리 작업에서 나타나는 심한 화학약품의 악영향으로 이미 빠져있었고, 손가락은 짓물러있었다.

 

평론 및 조각가인 오상일은 평하기를 ‘안광수의 두상에는 권진규의 숭엄도 쁠렌자(필자 서술: 하우메 플렌자는 스페인 작가로 주로 두상 작업을 간결하게 축소하여 표현하는 작가)의 화려함도 없다. 그는 시대적 유행이 주는 안도감이나 타인의 이해 따위는 안중에 없는 듯하다. 아직도 점토로 빚고 석고로 주형을 떠내는 원시적 제작방식을 고수하며 허리가 끊어질 듯한 고통에도 작업 중간에는 제대로 쉴 수조차 없는 힘든 노동을 감내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투박하고 어수룩해 보이는 다의적 작업의 결과물은 요즈음 조각에서 흔히 보는 때깔 좋게 반들거리는 장식성과 거리가 멀고,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저항과 참여 정신의 발로도 아니며, 철학적 담론을 요구하는 개념성과도 관계가 없을뿐더러, 장엄한 스펙터클은 더더욱 아니다. 그러함에도 나는 이들 얼굴의 시골스러운 형태와 거친 질감에서, 모호한 형상과 거무튀튀한 색감에서, 선조들의 막사발을 닮은 무심함에서, 그리고 다의적(多義的) 내용에서 초탈과 시적 몽상을 발견한다.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 1889~1961), 고유섭(1905~1944), 최순우(1916~1984) 등이 조선 미술의 특징을 일컬어 “애상의 미”, “무기교의 기교”, “구수하고 큰 맛”이라고 정의했던 우리 미의식의 DNA를 본다.’라 평하였다.

 

필자 역시 미술을 전공하는 작가로 안광수의 처절한 작품세계를 보며 많은 것들이 머릿속에 (순간적으로) 지나감을 숨길 수 없었다. 작가로서의 현실 (많은 자식을 부양하여야하는 가장으로서의 부담감) 또 다른 의미로 작가로서의 자존감으로 (편한 세상에 물질문명의 이기물을 부정하고) 그야말로 고지식한 방법을 고집하지만, 통상적인 작품을 창조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인식하는 고집스러운 자각의 발로....

 

 

 

18세기 영국의 산업혁명 이후로 물질문명은 (이전의 인류들이 상상치도 못하게) 도약적인 발전을 이룩하여 현대의 인류는 그야말로 다양한 물질적 풍요 속에 온갖 풍요를 누리고 살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을 살펴보면 아프리카나 중남미 등 아직도 많은 인류는 기본적인 먹는 것조차 해결이 안 되어 지금도 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있고, 인도네시아의 쓰나미 사태나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태는 물질만 추구한 (화석연료의 무분별한 채굴로) 현대인류가 저지를 죄악이라고 누가 부정 할 수가 있겠는가?

 

그의 미련스러운 고집과 순진함은 생활인으로서도 작가로서도 아웃사이더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그가 어려운 환경 속에서 (홀로 외치고 호소하고 부르짖는) 표현하는 그의 작품 세계는 우리 인류에게 던지는 크나큰 화두임을 필자는 (그의 냄새나고 더러운 작업장에서) 감히 배우고 있음을 부정 할 수 없다.

 

안광수 작가, 비록 한참 후배이고 나이도 어리지만 퀘퀘한 냄새가 풍기는 그의 작업 현장에서 필자는 존경심과 아울러 향기로운 작가의 길을 걷는 작가 안광수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필자 차홍규

 

기능올림픽 명장부 심사위원, 서울국제평회미술제 심사위원장 등 다수

88올림픽 기념 공모 작품전 서울시장상 및, 장관상 등 다수

개인전 68회 및 미주, 유럽, 아시아 등 비엔날레, 초대전, 등 단체전 300여회

한중수교 20주년 기념작가(한국, 중국 유일 작가), 북경 칭화대 미대 정년퇴임.

현 한국조형예술원석좌교수, JIS/GGU 미얀마 대학 석좌교수, 한중미술협회 회장